처음에 이 책 '잘못된 단어' 소개를 인스타그램에 봤을 때 나에게 와닿았던 문장은 이것이었다. "차별주의자라고 손가락질받는 두려움" 이 문장이 눈에 띄었던 이유는 나와 인종차별등의 토픽으로 깊은 대화를 나누었던 백인 친구들 모두 이러한 뉘앙스로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나에게 말해주고는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 스스로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는 나 조차도 차별주의자라고 낙인찍힐까 봐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는 솔직한 내 의견을 아주 가까운 친구들에게만 말한 기억이 있었기에 이 책이 그것에 대해 무엇을 말하는지 정말 궁금했다.
잘못된 단어에는 여러 언사들로 이른바 캔슬당한 여러 유명인들이 나오는데, 몇몇 사례들은 나도 알고 있는 것이었고 내가 들어보지 못했던 사례들도 있었다. 그 중에는 정말 나로서는 납득하기 힘든 이유로 회사에서 해고당하고 사람들에게 지탄받는 케이스들도 있었다. 예를 들어 특정 인종을 지칭하는 매우 안 좋은 단어를, 그것이 안좋다는 의미로 인종차별을 설명하고자 썼을 뿐인데, 백인이 그 단어를 썼다는 그 자체로 지탄받고 공격당하는 모습이 과연 올바른 것일까라는 거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백인은 그 자체로 인종차별에 대한 원죄를 가지고 있다는 인식이 있다고 쓰여있었는데 서양 쪽에서 그런 분위기가 있는 게 맞는 거 같다. 어쩌면 미국에서 소수인종으로 잠깐 살았던 나조차도 그런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사회에서 차별이라고는 받아보지 않은 너희가 무슨 자격으로? 이런 느낌으로 백인들의 언사가 판단되는 경우도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진보적인 곳에 속하는 엘에이에서 살았을 때 내가 만난 백인 친구들 모두 트럼프를 부끄러워하는 친구들이었고, 서로 인종이나 섹슈얼리티 이슈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었는데 그때마다 최대한 조심스럽게 말하려고 하는게 느껴졌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메시지인 정치적 올바름이 어떻게 우리를 침묵시키는가가 어느 정도 맞다고 생각한다. 조심스럽게 이야기 하지않으면 차별주의자로 바로 치부되는 극단적인 사회 기조가 전체적으로 분명히 있었다. 건설적인 비판이 있을 수도 있고 서로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것인데, 조금만 다르게 말하면 공격하고 매장시키는 게 정말 올바른것일까?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공공연하게 그리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그들을 그냥 그렇게 내버려둬야 하는건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모두가 다른 의견과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가끔 극단적으로 혐오를 표출하고 누군가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그대로 사회적으로 놔두는 것이 그럼 옳은가?
이 책 잘못된 단어를 읽으면서 여러가지로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고 새로운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았다. 다시 한번 정독해서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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