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유튜브에서 돌콩님의 저자 인터뷰를 많이 보는데, 그중에서도 운동의 뇌과학이라는 이 책의 저자인 제니퍼 헤이스 님과 이야기 나눈 게 흥미로웠다. 이제 나이가 어느 정도 들어서 그런 건지 운동의 중요성을 하루가 다르게 인식하고 있는 요즘이다.
사실 나는 제일 팔팔해야할 10대 때부터 체력이 굉장히 좋지 않았다. 내성적인 성격이라 다른 이들과 있을 때 에너지가 뺏기는 타입이기 때문에 지치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같이 똑같이 논 친구에게 한 번은 물어본 적이 있다. 너는 지금 혹시 피곤하지 않니? 친구는 아니? 그런 느낌은 아예 없는데? 그때부터 내 저질 체력을 깨닫게 된 것이었다. 그때 각성하고 운동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면 좋았을걸... 그때만 하더라도 헬스가 그렇게 보편화되지 않았었던 것 같다. 그래서 아예 피티 받을 생각도 안 해본 듯 사실은 해본 것 같기도 한데, 헬스장 처음 가기가 너무 부끄러워서 안 갔던 거 같기도 하다.
이제는 헬스장 다니는 사람으로서, 그 때부터 운동을 했으면 이 지경까지는 안 왔을 텐데 하고 아쉬움이 드는 것이다. 아무튼 이 책은 뇌과학적인 면에서 왜 우리 삶에서 운동이 정말 필요한지를 자세히 알려줘서 정말 좋았던 책이었다. 뇌과학이지만 저자분이 최대한 풀어서 써주신 건지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일단 감명깊었던 것은 항상 운동은 작심삼일로 끝날 때가 많은데, 그게 알고 보니 우리 뇌가 그렇게 최적화되어있었기에 그런 거였다. 그러니까 우리는 우리 탓을 그렇게 심하게는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과거에 사냥을 하려면 최대한 에너지를 비축하게 게으름을 피워야 다시 최대한의 효율로 식량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의 뇌는 게으름이 디폴트라고 한다. 내 조상님은 얼마나 게으르게 잘 살아오신 건지 내 뇌는 다른 현대인들보다 게으름에 더 최적화돼있는 것 같다. 솔직히 할 일이 없으면 하루종일 누워있으면서 에너지 비축하는 게 가능하다. 그리고 내향적이라 다른 사람들을 안 만나도 외로운 감정이 거의 안 든다.
아무튼 여기서 저자는 최대한 자기에 맞는 운동강도로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해야 운동 습관을 드릴 수 있다고 한다. 솔직히 이건 아는 사실이긴 한데, 대부분 운동을 한다고 하면 처음부터 엄청난 강도로 시작해서 그다음 날에는 몸이 아파오고 더 이상 운동을 하지 않는 게 다반사이지 않는가? 나도 너무나 많이 그래왔기에 내가 요즘에 쓰고 있는 앱은 런데이이다. 이 앱은 초보자가 적당한 운동 강도로 운동을 하고 그 강도를 서서히 늘릴 수 있게 도와준다. 혹시 러닝을 시작하고 싶으신 분은 이 앱을 추천한다. 나도 어느덧 주차에 접어들었다. 총 8 주차가 있는데 말이다.
이 책에서는 운동이 뇌과학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는지 말해주는데 첫째로 불안감과 우울감에 아주 좋다고 한다. 이건 내가 실제로 경험해 본 결과 정말 맞는 말이다. 나는 특성상 굉장히 예민하고 감수성이 풍부해 우울감과 불안감도 많이 느끼는 편인데, 운동을 꾸준히 할 때는 그래도 그 정도가 굉장히 줄어드는 느낌이다. 아예 안느껴진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확실히 효과 있는 듯. 이번달은 추석이 껴있어서 헬스장 등록을 안 했는데 운동을 안 해서 그런지 벌써부터 정신적으로 약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힘들다. 홈트로 덤벨이라도 좀 들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로, 운동은 중독에서 벗어나게 도와준다고 한다. 주위에 보면 운동에 중독된 사람들도 많은 것 같은데 어떻게 된 일일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운동은 도파민을 130퍼센트 올리는 데에 비해 우리가 안 좋은 도파민이라고 여길 수 있는 알코올 니코틴은 각각 200퍼센트 225센트 증가라고 한다. 일단 도파민 강도부터가 다를뿐더러, 뇌의 수용체를 늘려줘서 마약 같은 것에 손상된 뇌를 회복하게 도와준다고 한다. 그리고 중독에 쉽게 빠지지 않도록 도와주는 게 또 운동이라고 한다. 나는 스스로가 뭔가에 빠지면 중독적으로 하는 편이라 운동이 다시 한번 필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 번째로, 젊어지려면 운동을 해야 한다고 한다. 유전자뿐만 아니라 활동량이 치매가 걸릴지 안 걸리지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하니 치매 생각하면 젊을 때 빨리 걸어둬야 되겠다. 요즘에 인스타 릴스로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외국 할머니들을 본 적 있는데 난 정말 그렇게 되고 싶다. 나이 들어서 난 못한다고 말하는 사람보다 나이가 어떻게 되든 헬스장 가서 운동하고 자기 관리하는 사람이 멋있다는 생각이 들고 또 그런 노인이 되고 싶다.
다음으로 운동은 불면증 치료에도 좋고 집중력을 높이는데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흠 그런데 이 부분에 있어서는 스스로 확신을 못하겠다. 난 불면증이 있는 편인데, 매일 운동을 해도 쉽게 잠이 들지 못했다. 운동 강도를 더 늘려야 하는건가. 부상당하는 게 무서워서 강도를 적당하게 하긴 했는데 그래서 아직 잠이 잘 안 오는 걸 수도 이건 운동 강도를 좀 늘려보고 실제로 실험을 해봐야겠다. 요즘 내 집중력도 바닥인데 운동을 더 해서 내 집중력도 조금이라도 올려줘야겠다.
이렇게 책을 읽어보니 운동에 대한 장점이 이렇게 많은데 운동을 안 할 이유가 없는거 같다. 감정이 곤두박이칠 때도 운동을 하면 조금은 나아지는 기분이 드는 게 내 착각이 아니라는 게 신기했다. 이 책을 읽으면 많은 연구결과로 정확한 수치를 말하면서 운동이 얼마나 효과 있는지에 대해 자세히 말해주니 궁금한 사람은 책을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뻔히 다 아는 내용들이라고는 생각이 들지만 확실히 뇌과학 박사님이 수치를 들면서 연구결과 말해주니 더 확신이 가는 게 사실이다. 실제로 이 박사님도 산후에 우울증과 강박증 같은 게 오신 거 같은데 운동으로 극복하셨다고 한다.
아 그리고 또 책에 나왔던게 어린아이들 무조건 밖에서 뛰놀게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초등학교 때 밖에서 조금 논거 빼고는 거의 정적인 활동을 주로 해서 머리가 더 좋아지지 않았던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아이들은 마음껏 밖에서 뛰어놀게 해야 집중력도 높아지고 창의력도 높아지는구나.
아 참 책에는 이 박사님이 직접 설계한 운동들이 나와있는데 뒤에는 사진으로도 각 동작들이 상세한게 설명되어 있다. 근데 확실히 정적으로 사진으로 보니 따라 하고 싶은 마음이 안 든다. 유튜브로 동영상 만들어줬으면 오히려 따라 할 텐데 말이다. 그게 좀 아쉬웠다. 기껏 박사님이 좋은 운동 플랜 짜주셔도 따라 하기가 힘드니 안 하게 된다는 사실이 슬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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